헬스장 창문 너머 옆건물에는 요양병원이 있다.
창문으로 침상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 두 분이 보인다.
두 분 모두 벽에 걸려있는 TV를 보고 계시는 듯하다.
운동을 좀 하다 창문을 다시 보니
한 분은 졸고 계시고
다른 분은 계속 TV를 보고 계신다.

문득 부모님 미래 모습이 그분들 상황과 비슷하게 그려진다.
"난 부모님 요양병원에 보내지 말아야지.
근데 내가 없을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부모님도 언젠간 요양병원에 가시게 될거 같다.
"그렇담 매주 주말마다 찾아가서 외롭지 않게 해드려야지.."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삶이란 너무 보잘것 없어보인다
공수레공수거
사는게 항상 힘들고 불만족스러웠지만
인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나의 고뇌, 욕망 등은 무의미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
세속의 삶이 가끔 주는 꿀은 너무나도 달콤하다.

누군가 그런다
살아있으니까 대충 사는거라고
나도 안다. 여태껏 아무생각없이 그냥 살아왔다.
나이가 먹어서일까?
자꾸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된다.

보잘것없는 별의미없는 인간의 삶이지만
재미있게 즐겁게 지내다가 가고싶다.
근데 문제는 내가 놀 줄을 모른다...
뭐하면서 놀아야 재밌는지 즐거운질 모른다.
내가 생각해도 무미건조하게 살긴 했다.

오늘 헬스장을 가면서 저 멀리 북한산과 맑은 하늘을 보며
"아 행복하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좀 어이없다.
내 입에서 행복이라니ㅋㅋ
신기하면서도 참 나도 별거없더라.

갑자기 저번에 홍대 사주카페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
나보고 오래된 영혼이라했다ㅋㅋ
환생을 이미 많이 한 영혼이라
전생에 이미 할거 다해봤기 때문에
삶에 별 미련이 없다고 했다.
아마 이 생이 끝나면
오랫동안 다시 인간세상에 내려오지 않을거라고...
뭔가 나랑 너무 잘 맞는 얘기였다.
사주로 본 내용이 맞을까 의심스럽지만ㅎㅎ
ㅋㅋ 사주... 이래서 못 끊지. 후후

난 내 주변친구들에게 하는 얘기가 있다.
난 죽으면 저승사자가 될거라고
저승의 공무원이 되어서
인간이든 동물이든 환생하지 않고
저승에서 내가 원하는거 맘껏 해야지ㅋㅋ

이상 독실한? 가톨릭 신자의 신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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